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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위플래쉬-해피엔딩과 새드엔딩 사이

by 쓰달 2023. 2. 15.

영화간략정보

제목 : 위플래쉬

감독, 각본 : 데미언 샤젤  

출연 : 마일스 텔러, J.K.시몬스 외

개봉 : 2014년 1월 16일

2014년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편집상, 음향상을 수상했다. 

 

 

줄거리

멋진 드러머가 되는 게 꿈인 앤드루가 플레처 교수의 눈에 띄어 교내 최고 밴드인 스튜디오 밴드에 발탁된다. 들뜬 마음으로 스튜디오 밴드 연습실에 갔다가 음정이 틀리지도 않은 트롬본 연주자에게 폭언을 퍼부으며 내쫓는 광경을 보고 충격에 빠졌는데 이런 앤드루에게 플레처는 가정사를 물어보며 따뜻하게 위로한다. 그런 따뜻한 모습을 보이던 교수는 연습 시간에 박자가 틀린 앤드루에게 뺨을 때리고 가정사까지 들추며 폭력과 폭언으로 그를 조롱하고 괴롭힌다.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앤드루는 악에 받쳐 피나는 연습을 하지만 연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는데, 마침 자신이 잃어버린 악보 때문에 무대에서 연주해야 할 연주자가 악보 없이 연주할 수 없다고 버티자 악보를 다 외운 앤드루가 나가서 "위플래쉬"를 훌륭하게 연주해 메인 드러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플레처는 다음 경연곡인 "캐러밴" 연주를 위해 또 다른 드러머인 라이언을 데려와 경합시키고 그 결과로 라이언에게 연주를 맡기자 앤드루는 메인 드러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좋아하던 여자와 이별을 고하면서까지 혹독하게 드럼 연습에 임한다. 그의 노력은 점차 자신을 비하하고 광기까지 쏟아내며 타락해간다. 그럴수록 플레처는 잔인하고 혹독하게 라이언을 붙여서 경합시키고 결국 앤드루는 메인 드러머로 발탁되지만, 경연 날 버스 펑크로 인해 늦어지자 플레처는 라이언을 세우겠다며 앤드루를 자극해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공연장에 달려가 결국 연주를 망치고 밴드에서 쫓겨난다. 결국 앤드루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력을 행사하다 학교에서 제적까지 당하게 된다. 그러던 중 플레처로 인해 자살한 선케이시 때문에 세이퍼 학교 측 변호사가 앤드루를 찾아와 비밀로 할 테니 증언을 해달라고 해 플레처는 해고당한다. 이후 각자의 삶을 살다가 우연히 플레처가 연주하는 재즈바에서 재회하고 둘은 술을 마시게 되는데, 이때 플레처는 자신의 교육방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그리고는 카네기홀에서 "위플래쉬"와 "캐러벤"을 연주한다면서 드러머로 연주할 것을 권해 앤드루는 드디어 꿈이 이뤄진다는 생각에 피땀 흘려 연습하고 꿈에 그리던 카네기홀 연주석에 앉게 된다. 그런 그 앞에 나타난 플레처는 "내가 모를 줄 알았냐? 네놈이 찔렀잖아."라며 앤드루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밝히며 왜 그를 카네기홀에 앉혔는지 깨닫게 해준다. 플레처 밴드는 앤드루가 연주한 적 없는 곡을 연주해 악보도 없이 위플래쉬와 캐러벤만 연습한 앤드루는 무대에서 연주를 망치게 된다. 절망하는 앤드루를 본 아버지는 그를 안아주면서 집으로 가자고 하지만 그는 다시 무대로 올라가 '캐러밴'을 연주한다. 플레처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고, 단원들은 앤드루의 연주에 홀린 듯이 함께 캐러밴을 연주한다. 플레처는 앤드루에게 눈깔을 뽑아버리겠다 협박해도 꿈쩍 안 하자 결국 그 자신도 앤드루와 함께 환상적인 호흡으로 지휘하게 되고 연주를 통해 한계를 뛰어넘은 교감까지 하게 된다. 앤드루는 피가 날 정도로 연주에 몰입하고 멀리서 지켜보는 아버지는 그의 광기에 큰 충격을 받는다.

꿈을 이룬 해피엔딩?

평범하던 드럼 연주자 앤드루는 잔인한 폭력과 폭언으로 길들임 당하면서 인고의 시간을 버텨내 결국은 마지막 장면에서 한계를 뛰어넘는 연주를 하면서 꿈을 이루게 된다. 영화 마지막쯤 플레처가 한 말처럼 재능있는 사람들이 한계를 뛰어넘어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교육방식 즉, 적당히 잘하면 된다는 방식의 사고방식 때문에 재즈가 쇠퇴했다고 보는 시각으로 보자면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대변해준다고도 볼 수 있다. 또 앤드루 스스로 피나는 노력을 하면서 한계를 뛰어넘는 꿈에 대한 집념도 엿볼 수 있다.

어둡고 불행한 새드엔딩?

마지막 장면에서 앤드루의 아버지는 아들의 환상적인 연주에서 광기를 느끼며 아들을 완전히 잃었다며 충격받는 장면이 있다. 결코 영화의 환상적인 연주 장면이 해피엔딩일 수 없음을 시사하는 장면이다. 안타깝게도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 처음 플레처의 폭력을 겪으면서 충격을 받고, 그를 증오하게까지 되지만, 앤드루는 서서히 폭력에 길들며 증오와 동시에 광기 어린 연주로 꿈을 이루게 되면서 그 자신에게 폭력은 플레처가 했던 말처럼 정당화될 확률이 농후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를 증오하는 가운데 환상적인 호흡으로 연주하게 된다는 설정은 결코 아름다운 해피엔딩의 요소가 아니라고 판단된다. 결국 앤드루는 또 다른 플레처가 될 것이다. 

열린 결말

영화를 만든 감독 자신도 "결국 해석은 개인의 자유다"라고 밝히며 마지막 장면을 모호하게 연출했으므로 이 영화에 대해서 어느 한쪽으로 확신을 갖고 결론을 지을 수는 없다. 성공을 무조건 터부시할 수도 없다. 피나는 노력 없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세상이다. 플레처 말대로 적당히 해서 성공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과연 앤드루는 플레처의 잔인한 채찍으로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의문을 가져본다. 그의 재능은 어쩌면 가학적인 채찍질이 아닌 격려와 공감으로도 스스로 꿈을 위해 노력해서 성공할 수 있는 인물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그렇게 성공한 이들도 많으므로 영화를 보면서 생각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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